박형진 – 좁은 방, 넓은 들

2016. 11. 21 – 11. 30

나의 주변 풍경이나 기록 할 만한 것, 기사를 통해 얻은 정보를 찾아다니며 드로잉 하고 사진으로 남긴다. 그 공간 또는 사물의 배경이 되는 이야기를 찾고 채집된 이미지를 재조합하여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언제부턴가 동네 뒷산은 반 토막이 나있다. 때때로 반 토막 난 산을 오르기 위한 차가 줄을 섰고 조용했던 마을은 혼잡하고 시끄러워 졌다. 개인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산을 점거하고 소유하면서 조각난 땅을 공급하고 이를 소비하는 자가 생겼다. 권력자의 입에서 시작된 갇힌 강은 원래의 색을 잃고 녹색 빛을 띤다. 그로인해 부자가 된 사람도 있지만 강도 새도 물고기도 사람도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작은 땅부터 산과 들, 강, 사람에 이르기까지 주변의 모든 것을 돈으로 환산하고 소비하는 우리시대의 자연과 스스로 존재한다는 본연의 의미를 잃어버린 현재의 자연과 사물, 혹은 유령이 되어가는 우리시대의 사람을 먹, 장지, 물감, 펜, 모눈종이를 통해 담아가고 있다. (작업노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