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지 – 사랑, 그 아름다운 구속

2014. 10. 17 – 11. 9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10월, 아트팩토리에서 따뜻한 감성의 작가 이영지의 ‘사랑, 그 아름다운 구속’ 展으로 감성 충전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 우리들의 감성을 구속할 이영지 작가의 이번 신작들을 통해 무심코 지나쳤던 사랑에 대한 설렘과 로망을 꿈꾸는 가을로 변신시켜 보자.

보통, 자신만의 세계를 표현하는 작가의 작품은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영지의 작품은 사랑이란 추상적인 느낌을 넘치는 위트와 톡톡 튀는 표현으로 우리에게 친숙하게 다가오게 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는 그의 작품 세계와 우리의 현실 세계는 서로 밀접한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작품은 관람객과 함께 호흡하며 동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 이영지의 작품은 치밀하고도 정성스런 붓놀림으로 완성된다. 그 하나하나의 정성이 모여 탄생된 한 그루의 나무에는 생동감이 춤추듯 자라나 있고, 사랑의 주인공들을 의미하는 한 쌍의 새들은 우리들의 꿈처럼 아름다운 사랑을 정겹게 나누고 있다. 부드러운 생명력을 소담하게 담아냈기 때문에 작품제목 또한 톡 톡 튀고 깨알 같은 서사를 가지고 있다. 작품소장가의 행복한 에피소드를 예를 들면, 작품 <소원을 말해봐>를 소장한 콜렉터는 작품을 집에 걸어둔 후 실제로 소원이 이루어졌다고 하고, <최고의 선물>의 콜렉터는 이 작품을 볼 때마다 인생 최고의 선물을 얻은 듯 뿌듯한 하루하루를 보낸다는 인사를 전해 왔다. 삶의 진솔한 이야기들을 생생하고 풍부하게 그려낸 작품들이기에 작품 소장자들의 삶에까지 잔잔한 행복을 준 것이 아닌가 한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사랑을 하는 연인, 가족 간의 진솔한 사랑의 대화를 공유할 수 있을 느낌이다. 가령, 이파리가 가득한 나무에 하얀 새들이 노니는 <너를 사랑하니까>, <우리 사랑했던 시간만큼>는 제목마저 달콤하고 수줍다. <말해서 뭐해>작품에서는 서로에 대한 사랑의 믿음을, <나 믿니?>의 작품에서는 꽃줄기를 나무 아래로 내려서 사랑하는 이를 도와주는 모습을, <사랑은 시들 줄을 모르고>, <심장이 쿵>에서는 사랑하는 대상을 향한 설렘을 속삭이면서 설득력 있게 형상화한다. 이러한 드라마 같은 이야기들이 이영지 작가 작품 하나하나에 고스란히 그려져 있으며 각각의 작품에 걸 맞는 제목을 붙여서 그림에 뜻을 더한다. 또한 쌀알 같은 색 점의 독특한 기법으로 나무와 새를 조화롭게 구성한 것은 이영지 작가의 작품을 세심하게 들여다 보게 하는 묘미가 있다. 작가의 손목에는 언제나 파스가 붙어있을 만큼 정성과 시간을 아낌없이 쏟아내었다. 이는 작업에 대한 열정과 작품에 대한 아름다운 구속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이번 전시 ‘사랑, 그 아름다운 구속’展 에서 선보일 작품들도 예외 없이 우리들의 심장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킬 것이다. 이번 전시 작품들을 통해 은은하면서도 풍부한 차분함으로 편안한 매력을 느끼면서 우리들의 삶의 이야기의 희로애락을 따뜻한 감성으로 함께 나누고 충족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