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생곤의 ‘나뭇잎 배’

한생곤 작가는 10년 넘게 몸 담았던 화실 전세금을 빼서 중고 노란버스를 구입, 전국 방방곳곳을 여행하며 작품활동을 펼친 것으로 유명하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과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그는 달팽이처럼 화실을 등에 업고 돌아다니는 ‘이동화실’을 꿈꾸다 2002년 중고버스를 구입해 ‘노란버스 화실’을 마련했다. 노란버스와 함께 한 900일 간의 그림 여행 이야기는 ‘노란버스’라는 제목의 책으로도 출간된 바 있다.

그는 “화가에게 그림 한 장, 작품 한 점은 그가 인생을 통틀어 그 전모를 맞춰 보고자 하는 꿈의 조각들”이라며 “작업실에 흩어져 있는 퍼즐 조각들을 보며 이게 도대체 결국 어떻게 맞춰지는 걸까 매일 사유의 노숙을 할 때마다 문득 그 옛날 여산의 진면목을 보기 힘들다고 혀를 차며 토로했던 늙은 문인의 마음에 이른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고 작가노트에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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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이 요동을 친다…이정은 ‘월광곡’

‘달하 노피곰 도다샤 어긔야 머리곰 비취오시라.’ 백제가요 ‘정읍사’의 한 구절. 굳이 현대어로 풀자면 ‘달아 높이 돋으시어 멀리 비치게 하시라’ 정도가 될 터다. 요란한 네온사인에 달빛을 잃은 지 오래지만 요즘도 휘영청한 달밤에 자주 불린다.

그런데 달밤을 그리워하는 이가 여기 더 있다. 화가 이정은(47)은 달을 주제로 오묘한 밤 풍경을 잡아낸다. 적막한 전경이려니 단정할 것도 아니다. 달밤의 세레나데인 ‘월광곡’(2017)에는 되레 밤의 고요를 깨는 에너지가 요동친다.

하늘에 달이 하나뿐이란 법이 있나. 여기저기 박은 색색의 원은 차라리 우주의 블랙홀이다. 산수화인 듯 추상화인 듯 경계가 무색한 달의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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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 봐도 ‘그림이 되는’ 날…서상익 ‘어나더데이-어디로’

이런 날이 있다. 어디로 눈을 돌려도 ‘그림이 되는’ 날. 탁 트인 전경이 ‘수채화 같은!’을 외치게 하는 날.

‘어나더데이(Anotherday)-어디로’(2017)는 매끈한 도시풍경이다. 서양화가 서상익(40)의 많지 않은 ‘맑은 그림’이다. 예전엔 두꺼운 붓터치가 독특했다. 오랫동안 매진한 초상화가 그랬고 무거운 실내 분위기를 그려낸 작업이 그랬다.

도시풍경을 시도하지 않은 건 아니란다. 하지만 과정이 힘들었다는데. 건물의 ‘직선’에 집착했기 때문이란 분석도 스스로 냈다. 그 강박을 벗어나니 편해졌다고. 무엇을 그리는가보다 중요한 건 세상을 보는 방식과 표현법이었다고. 편안한 풍경 한 장면이 이토록 힘든 작업일 줄은 몰랐다.

내달 10일까지 서울 종로구 통의동 아트팩토리서 여는 개인전 ‘어제와 같은, 같지 않은’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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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 고독과 공허함 다독이는 ‘한승훈, Time to Blossom(세상을 담은 고요한 눈)展’…21일 아트팩토리서 개막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크고 맑은 눈망울을 지닌 얼굴, 새침한 표정과 수줍은 미소…. 작가 한승훈이 그리는 작품의 이미지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표정들을 지닌 하얀 얼굴의 소녀들은 사람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고, 작품 속 인물의 눈망울에 숨겨진 호기심을 들여다보게 만든다.
그러나 언뜻 보면 예쁘고 아기자기해 보이는 그들의 얼굴에는 늘 공허를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이 보인다. 한승훈은 현대인의 공허함과 외로움을 다독이며 평안과 안정을 소망하는 ‘Time to Blossom(세상을 담은 고요한 눈)展’을 오는 21일부터 3월 8일까지 서울 종로구 효자로7길 아트팩토리에서 개최한다.
작가의 다섯 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는 배경에 꽃과 구름이 드리운 작품들도 등장하며 개별적 내레이션의 이상적 조응을 열람할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의 작품은 작품마다 세상이 담긴 눈이 고요하게 빛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호기심 어린 표정과 반대되는 외로운 현대인의 모습을 표현한다는 것 또한 전시의 의미를 더한다. 이러한 작가의 예술적 회복에 대한 노력은 단순히 감성적으로 감상될 뿐만 아니라, 진지하게 작가가 던지는 질문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한다. 가벼운 소재라도 다루기에 따라 묵직한 가치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문예슬 큐레이터는 “한승훈의 작업은 보다 나은 이상적인 사회를 꿈꾸면서 비롯되었다. 현대사회를 묵묵히 살아가는 우리들의 자화상이며 누구나 그의 작품처럼 행복할 수 있고 예술이 보다 친밀하게 다가와 아름답게 연출될 수 있다는 희망을 불러일으킨다”고 말했다.
인형 같은 귀여운 얼굴 뒤에 숨겨진 현대인들의 고독을 표현했던 작가의 이야기들은 점차 발전하여 인간의 존재의 화두로 심화되었다. 화면은 조금 더 화려하게 장식되었고, 간간히 인물과 함께 등장하는 꽃, 왕관, 귀걸이 등은 예쁘지만 금방 사라질 수도 있는 아름다운 조형요소다.
또한, 단색으로 배경처리를 하며 깔끔함을 자아내고, 때론 도시를 빛내는 조명과 거리가 등장하기도 한다. 꽃과 구름이 드리운 작품들도 등장하는데, 보다 화려하고 밝은 느낌이 두드러진다. 이렇듯 작가는 커다랗고 반짝이는 눈동자를 그리며 순수한 표정을 그려내지만 다른 시선으로 보면 쓸쓸하고 고독한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을 지닌 것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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