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훈 – Memory

2014. 8. 23 – 9. 16

양성훈, 온유한 회화의 진수

소박하지만 가볍지 않은. 정확하진 않지만 담담한 편안함. 양성훈 작가의 캔버스에 담긴 달항아리의 모습을 천천히 음미하면 느낄 수 있는 느낌이다. 이는 보기만 해도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우리들의 얼이 가득한 달항아리를 화폭에 채워 담아낸 것이다.

세상의 모든 넉넉함과 온유함을 끌어안은 달항아리에서 부터 가장 아름다운 꽃으로 일컬어지는 양귀비의 화려하고 세련미가 가해진 작품의 소재들은(꽃말:빨간색-위로,하얀색-기억) 보편적 미의식과 한국적인 정서를 아주 강렬하면서도 은은하게 투영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요소이다. 또한 양성훈 작가는 표현방법에 있어서 달항아리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데 우윳빛 달항아리의 색상이 캔버스 배경에 스며들면서 그 불분명한 경계는 더욱 깊이 있고 신비롭게 드러난다.

뿐만 아니라 양성훈은 달항아리 라는 사물을 통해 시간의 흐름과 그것이 품고 있는 의미 그리고 존재에 대한 물음을 끊임없이 던지고 있다. 어쩌면 양성훈은 더 큰 것을 보면서도 모든 걸 자신 안에 담아내는 담담함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림은 손으로 그리지만 진정한 그림은 가슴으로 그린다”는 그의 말처럼 달항아리 자체에 스며든 이야기와 작품을 보며 마음이 넉넉해지는 편안함을 느꼈으면 한다. 이 순백의 달항아리를 보며 모든 걸 끌어안고 포용하는 어떤 정신적인 교감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데 전시의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