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개인전 – 달하 노피곰

2017. 5. 13 – 5. 31

전시안내

< 달하 노피곰 >

:달하 노피곰 도다샤 어긔야 머리곰 비취오시라

청명한 밤하늘에 뚜렷이 각인된 호젓하고 고고한 달을 물끄러미 올려다보면

시간을 따라 흐르는 아름다운 금빛 궤적과 오묘하게 일렁이는 사람의 마음과 마주하게 된다.

태양과 결별하고 그 감춰진 뒷면의 칠흙 같은 심연에서 솟아오른 꽉 찬 만월은

게걸스러운 욕망으로 범람하는 세상을 무심하게 삼켜버린다.  <장면#1>

낙하하는 태양.

어스름한 땅거미에 삽시간에 조수처럼 덮쳐오는 짙푸른 물결.

이윽고 흩어지고 자맥질치는 빛의 현존물들.

무력화되고 해체되는 시간의 찰나를 지배했던 조작된 진실, 혹은 환영.

산란하는 빛 속으로 생명의 쪼개진 파편들이 명멸하며 모래알 유희처럼

머나먼 우주 공간으로 먼지가 되어 돌아가고 있다.

공간의 틈새로 푸른 어둠을 끌어들여 무심한 달이 황금빛으로 가득 차오르고

그 달의 그림자와 그 그림자의 그림자가 흩어지고 어우러져 넘실거린다..

달이 춤을 춘다.

태곳적 그날부터 그러했듯이.  <장면#2>

그 곳.

쪽빛으로 물든 태초의 헐벗은 시원의 땅.

찬란하게 침묵하는 엄숙하고 매혹적인 이 빛덩어리의 물결.

담대하고 거침없는 진화와 운행이 스스로 말미암은 까닭으로 더없이 아름답다.

아름다움은 모호함이란 껍데기에 본체를 감추고 순간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장면#3>

거듭되는 돌연변이.

감각적인 예민한 촉수.

부풀어오르는 심장.

정수리를 붉게 물들이는 뻐근한 쾌.

잔잔히 빠져드는 생각 속의 락(樂)

저기 멀리 아른대는 손끝에 닿을듯한 영원한 환상의 섬.

환상의 섬에 법칙은 없다.  <장면#4>

어둠의 한가운데, 지금-여기.

푸르고 붉은 꽃이 홀연히 들풀처럼 혹성처럼 점점이 피어나고 있다.

구비구비 번져가고, 피고 피어나고, 엉겅퀴처럼 엉키고 설키고, 자라난다.

맥박뛰는 제 몸짓의 결을 타고 무한한 대양으로 우주로 파급되어 부풀고 흘러가는 꽃.

어쩌면 뿌리를 내리지 않고 피어나는 헛된 꽃의 꿈이런가.

피어나는 세상의 모든 것은 꽃을 닮았다. <장면 #5>

지금 하나의 세상이 태어난다.

신 우주다

우주의 법칙은 거듭 옮아가는 생성의 배꼽 속에 있다.

에너지가 소진되면 잠시 멸滅의 뒤로 고단한 반쪽 날개쭉지를 감춰버리는.

당신이 문득 세상에 씨앗으로 날아와서 피고지는 이유.

풀이 돋는다.

그리고 하늘에 두 개의 달이 서로 물끄러미 박혀있다.

달과 그의 수줍은 그림자. <장면 #6>

달이 붉다.

차고 이울어지고

무엇일까……무엇이 될까……아니면 그저 아무것도 아닐……붉은 달.

‘달하 노피곰 도다샤 어긔야 머리곰 비취오시라.’  <장면#7>


■이정은 작업노트

작가약력

이정은(李貞恩, b.1970)

1993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1995  홍익대학교 대학원 회화과 졸업
1998  동경예술대학교 대학원 회화과(벽화전공) 연구과정 수료. 일본

개인전
2017  달하 노피곰 [갤러리 아트팩토리, 서울]
2015  생각을 쫓는 눈 [가회동 60. 서울]
2014  돋아난 우주 [갤러리 아트팩토리, 헤이리]
2012  The depth of the BLUE [Gallery b’ONE. 서울]
2011  Blooming ii [Gallery b’ONE. 서울]
2010  Blooming [Gallery Q. 도쿄]
2009  My beautiful garden [Gallery Q. 도쿄]
2006  Wonderland [가나아트스페이스. 서울]
2001  [덕원갤러리. 서울]
1998  [갤러리 야마구치(Gallery 山口). 도쿄]
1995  [청남아트갤러리. 서울]

그룹전
2014  KIAF2014 [코엑스]
대구아트페어 [대구.엑스코]
아트에디션2014 [한가람 미술관]
2013  아트카오슝 2013.[카오슝]
도어스아트페어[서울]
렉서스아트쇼 [서울.부산]
2012  아트쇼 부산 2012 [벡스코.부산]
2010  현대아트콜랙션 [Matuyama Mitukoshi Gallery. 마쯔야마]
The Heartwarming  [Gallery Q. 도쿄]
2009  The Heartwarming [Gallery Q. 도쿄]
2006  New Flux in Paris 2006  [Mille Plateaux Gallery. 파리]
21C-Exhibition of Tomorrow  [문화예술의 전당. 안산]
2003  표층의 체온 [Gallery Verger. 도쿄]
The color in April [갤러리 물소리. 울산]
Verger전 [Gallery Verger. 도쿄]
1998  Jues noel [Gallery Chika. 도쿄]
1997  창작전 [동경예술대학 회랑. 도쿄]
1995  중간지대 – 문화의 수리공전 [인사갤러리]
서울현대 미술제 [문예진흥원미술회관]
대한민국 미술대전 [국립현대미술관]
1994  C517 [인사갤러리]
서울현대 미술제 [문예진흥원 미술회관]
대한민국 미술대전 [국립현대미술관]
청.미.연 추천작가전 [백상갤러리]